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융대원) 융합과학부 학생이라면 꼭 들어야만 하는 전공 필수 과목이 있습니다. 바로 ‘융합과학기술개론(이하 융개론)’ 수업입니다. ‘사고를 확장하기 좋은 유익한 수업’ 대 ‘필수로 들어야만 하는 지 의문인 수업’이라는 찬반 논란이 거센 가운데, 피할 수 없는 운명같은 이 과목을 지난 한 학기동안 직접 들여다 봤습니다.

융개론 수업은 크게 세미나와 프로젝트 두 줄기로 진행됩니다. 여기서 나노융합전공, 디지털정보융합전공, 방사선융합의생명전공, 지능형융합시스템전공의 학생들이 다양하게 모여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융개론의 아이덴티티라 할 수 있습니다.

IMG_3991

2016년 1학기에 진행된 융개론 수업은 김연상 교수님의 지도 하에 흘러갔는데요. 총 72명이 수강했고, 수업은 월요일과 수요일에 각각 90분씩 나누어 진행되었습니다.

올해는 수업의 큰 흐름을 맡고 계시는 김연상 교수님과 더불어 이중식, 이원종, 박재흥, 서봉원 교수님 등 학내 교수님들의 세미나가 진행됐습니다. 지능형융합시스템 전공 이상국 학생 등 ‘융개론 선배’들의 창업기도 수업 시간을 할애해 들을 수 있었죠.

학생들은 15개 조로 나눠서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프로젝트를 시행 했는데요. 조는 한 조당 4명 이상 그리고 반드시 두 개 이상의 전공을 가진 학생들이 모여 이뤄지도록  하였습니다. 강의 둘째 주쯤 개인적으로 자유롭게 발제를 한 뒤 마음에 드는 발제에 함께 참여하거나, 혹은 스스로 주제를 만들어 뭉쳤고, 곧바로 본격적인 프로젝트 리서치를 시작했습니다.

4월에는 중간발표를 하여 협의를 통해 주제 설정 및 진행상황을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고 5월 말부터는 조별로 돌아가며 최종 발표를 진행했습니다. 발표 전까지 학생들은 주제에 맞는 시장 조사, 전문가 인터뷰, 시제품 제작 등 다양한 시도를 하며 프로젝트를 발전시켜 나갔습니다.

IMG_4004

여러 전공의 학생들이 모여서 하는 프로젝트인 만큼 종류도 굉장히 다양했는데요. 기술적 진보를 위한 내용부터 사회적 문제의식을 담은 내용까지 광범위한 주제를 다뤄왔습니다. 올해는 실내 대기오염과 비만 문제에 대한 고민, 더 나은 VR 인터페이스에 대한 제안, 장애우를 배려한 디바이스 개발, 교육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솔루션 등 역시나 다양한 내용으로 발표를 했습니다.

IMG_4005

매 프로젝트 마다 학생들의 질의응답이 아주 활발하게 이어졌고, 각 팀은 그 피드백을 중심으로 조금 더 깊은 고민을 해나갈 수 있었습니다. 이 가운데는 논문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있는 것도 있어 세부적인 주제에 대한 공개는 어려울 것 같네요ㅠㅠ

지난 융개론 수업들과는 다르게 올해에는 특히 학생들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가 돋보였습니다! 학생들을 위한 따뜻한 배려가 넘쳤는데, 이를테면 회의 시간을 틈틈이 제공하고, 적절한(!) 회의비를 지급해 커피타임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했습니다. 또한 학생들에게 프로젝트에 필요한 재료비를 지원해 금전적인 걱정을 덜고 프로젝트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IMG_3996

지난 15일 마친 김연상 교수님께서는 “융개론은 융대원 내에 있는 모든 전공 학생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자신의 전공만 공부하던 학생들이 사실상 타과 학생들과 마주할 일이 많지 않은 현실”이라고 운을 떼셨습니다. 재학생들의 경우 왜 이 수업을 들어야 하는지에 대해 호불호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상당수의 졸업생들이 융개론에 대해 굉장히 좋았다는 반응도 전해주셨는데요. “실제 사회에 나가보니,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함께 소통하고 프로젝트를 시행해나가야 하는 일이 많다고 했다. 학교 다닐 때 융개론 수업이 꽤 많은 도움을 줬다고 한다”고 하셨습니다. 수업의 평가에 대해서는 “얼마나 치밀하게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을 했나, 그리고 어떤 문제의식을 가지고 주제를 설정했나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라고 하셨습니다.

한 학기 동안 각종 세미나를 듣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종강을 맞이한 학생들의 감회도 남다를텐데요. 이번 학기 수강생인 서슬기(지융/석사과정/2016-1 입학) 학생은 “참신한 수업이었다. 전공과목에 국한되지 않은 사회적 이슈에 대한 새로운 주제의 공학적인 접근, 그 외에도 사회 문화적 접근을 함께 할 수 있어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일반 논문 쓰는 것과 다른 방향으로 진행된 것 같아 좋았다”고 말했습니다. 후배들에게는 “논문을 쓰는 느낌보다는 평소 고민하던 문제를 풀려는 생각으로 수업에 들어오는 게 좋을 것 같다”며 “고민을 풀어볼 수있는 유일한 시간이기 때문에 고민을 가지고와서 이 수업에 임하면 좋을 것 같다”는 팁을 전수했습니다.

저도 이번 학기 융개론 수강생으로 지난 날들을 돌아 보면 한 가지 주제에 대해서 각 전공의 학생들이 접근하는 방식이 너무나도 달라 신기했고, 또 문제에 대한 제 시야가 얼마나 갇혀 있는지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또 평소에 관심있던 문제를 프로젝트로 진행하다보니 연구실에서 진행하는 주제에서 벗어나 리프레시하는 기분과 약간의 해방감(?) 마저 느낄 수 있었지요. 물론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각자 느낀 것들은 다르겠지만 다른 성격의 전공을 가진 학생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드문 기회라는 사실은 모두 공감할 것입니다.  단순히 전필과목이라는 의무감에 사로 잡히기 보다는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듣고 배워보자는 마음으로 융개론에 임한다면, 수업을 통해 조금 더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지 않을까요?

 

Total Views: 1034 ,